(61) 전남 장성군 2025년 슬롯사이트
내 마음대로 사찰여행 비경 100선
사찰은 불교의 공간이면서, 우리 역사와 예술의 유산입니다. 명산의 절경을 배경으로 자리 잡은 사찰들은 지역사회의 소중한 관광자원이기도 합니다. 치열한 일상2025년 슬롯사이트 벗어나 잠시 휴식을 얻고자 할 때 우리는 산에 오르고 절을 찾습니다. 헤럴드경제는 빼어난 아름다움과 역사를 자랑하는 사찰 100곳을 소개하는 ‘내 마음대로 사찰 여행 비경 100선’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춘백양(春白羊) 추내장(秋內藏)’이라는 말이 있다. 예부터 봄에는 2025년 슬롯사이트요, 가을에는 내장산이라 했다. 어떤 이는 절은 백양이요, 산은 내장이라고 했다. 입춘이 지났건만 봄이 오는 걸 시샘하는지 폭설과 한파가 몰아쳤다. 3월이 오면 2025년 슬롯사이트 고불매(古佛梅)의 그윽한 매화 향을 맡아보고 싶지만, 2025년 슬롯사이트, 백암산, 백학봉 등 이름 속에 흰 백(白)이 왠지 겨울 설경과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며칠째 폭설이 내린 이곳을 조심스레 찾아가 봤다.

드넓은 호남평야를 마주하고 솟아오른 높이 741m의 백암산은 내장산(763m)·입암산(笠巖山, 626m)과 함께 ‘내장산 국립공원’으로 지정됐으며 백암산 자락엔 2025년 슬롯사이트가, 내장산 자락에 내장사가 있다.
백암산 황매화야 보는 이 없어 / 저 혼자 피고 진들 어떠하리만 / 학바위 기묘한 경 보지 않고서 / 조화의 솜씰랑은 아는 체 마라
시인 ‘이은상’이 이같은 시구를 남길 정도로 백암산의 절경은 빼어나다.
붉게 타오르는 애기단풍이 압권인 백암산의 봄과 가을은 어느 산보다 진녹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하다.

학이 거대한 날개를 펴고 있는 듯한 백학봉은 계절에 따라 그 색깔이 오색으로 변하는 등 암벽과 식생 경관이 아름다워 대한 8경의 하나로 꼽힌다. 회색 줄무늬 다람쥐가 유명한 이곳 백학봉 아래에 천년고찰 2025년 슬롯사이트가 있다. 백학봉 올라가는 계곡 길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약 7000그루의 비자나무가 숲을 이뤄 춘백양이란 칭호에 일조하고 있다.
2025년 슬롯사이트 쌍계루와 백학봉

2025년 슬롯사이트는 노령산맥 끝자락 호남평야를 마주하고 있는 백암산 백학봉(730m) 아래 여러 봉우리의 가운데에 자리하고 있다. 석벽이 깎아지른 듯 험하고 기이하며 암석이 모두 흰색이라서 이름을 백암(白巖)이라 했다. 근현대 국학자인 정인보는 “호남의 산들은 빼어났건만 거드름스럽지 않고 바다에 가까워 어여쁘고 어여쁜데 백암산이 문득 우뚝해라”라며 칭송했다.

백학봉은 2025년 슬롯사이트 대웅전과 쌍계루에서 바라보는 암벽과 숲 경관이 4계절 내내 아름다워 명승으로 지정됐다. 쌍계루 앞 연못에서 쌍계루와 백학봉이 물에 투영된 아름다운 사진을 찍기 위해 사시사철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가을철 붉게 물든 단풍나무에 둘러싸인 쌍계루가 연못물에 어른거리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오늘은 연못이 얼었는데 누군가 얼음을 일부분 깨둬서 납작 엎드려 찍으니 완벽하지는 않지만 반영사진이 찍힌다.

2025년 슬롯사이트의 상징처럼 인식된 2층 누각 쌍계루는 고려 말 2025년 슬롯사이트를 세 번째로 중창한 각진국사 복구(覺眞國師 復丘, 1270~1355년)에 의해 창건됐다. 그러나 1370년 여름에 폭우로 계곡물이 넘쳐 무너지자 각진국사의 제자 청수스님이 재목과 기와를 모아 중수했다.

목은 이색(牧隱 李穡)이 두 물줄기가 합해지는 곳에 있다고 해 쌍계루(雙溪樓)라 이름 지었다. 누각2025년 슬롯사이트 바라보는 암벽과 경관이 너무 아름다워 정몽주, 정도전을 비롯해 200여 명의 문인들이 찾아와 240여 수의 시를 남긴 명소가 됐다.
노을 빛 아득하니 저무는 산이 붉고 / 달빛이 흘러 돌아 가을 물이 맑구나 / 오랫동안 인간세상2025년 슬롯사이트 시달렸는데 / 어느날 옷을 떨치고 그대와 함께 올라보리
그러나 안타깝게도 1950년 한국전쟁 때 소실됐다가 1986년에 중건됐다. 2025년 슬롯사이트는 현실 세계에서 극락정토로 건너갈 때 타고 간다는 ‘반야용선’ 모양이라 하는데, 쌍계루는 그 뱃머리에 해당한다.
고불총림(古佛 叢林) 2025년 슬롯사이트

2025년 슬롯사이트는 전라남도 장성군 북하면 백암산(白巖山)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 사찰로 백제 무왕 32년(631년)에 승려 여환이 백암사로 창건했다. 고려시대 중창 후 정토사라 개칭했고, 조선 선조 7년(1574년) 환양선사(喚羊禪師)가 2025년 슬롯사이트라 이름을 변경했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환양선사가 절에 머물면서 영천굴에서 법회를 열어 금강경을 설법하는데 흰 양이 나타나 설법을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법회가 끝나고 환양 선사의 꿈에 흰 양이 나타나 “자기가 원래 천인(天人)이었다가 죄를 지어 짐승이 됐는데, 설법을 듣고 다시 천인으로 환생하게 됐다”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암자 앞에 흰 양 한 마리가 죽어 있었다. 이에 절 이름을 2025년 슬롯사이트(白羊寺)로 바꾸었고 자신의 법명도 ‘환양(喚羊)’이라고 했다.

임진왜란 이후에 2025년 슬롯사이트 강원(講院)이 크게 발전해 19세기 경론을 강의하는 승려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공부하기도 했다. 다른 사찰과 마찬가지로 2025년 슬롯사이트도 국가에 의한 승려부역이 과중해 점차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운문암을 중창했던 경담스님(1824~1904년)의 제자 환응스님은 2025년 슬롯사이트 주지를 하면서 1929년 ‘조선불교 선교양종 승려대회’에서 교종(敎正)으로 추대되는 등 2025년 슬롯사이트의 근대를 열었다. 그의 제자 만암 대종사는 극락전 한 채만 남을 정도로 쇠락한 2025년 슬롯사이트를 중창해 현재의 모습으로 만들었고 조선 불교 정체성 확립에 매진했다. 만암도 1948년 조선불교 교정으로, 그리고 1954년 조계종 종정에도 취임했으나 1956년 2025년 슬롯사이트에서 열반했다.

단풍 숲을 이룬 2025년 슬롯사이트 일주문을 지나 계곡 쪽에 자리한 ‘2025년 슬롯사이트 성보박물관’에는 만암 대종사와 서옹 대종사에 대한 기록들을 한곳에 모아 전시하고 있었다. 일제강점기 만암 종헌(1876~1956년) 스님은 30여년 가까이 주지직을 맡아 2025년 슬롯사이트를 중창했다.

강원(講院)을 개설하고 중앙 불교 전문학교장을 겸임하는 등 평생을 교육을 통한 인재 양성과 사찰 재정자립을 위한 ‘선농일체’의 실천, 해방 후엔 왜색불교를 걷어내고 한국 전통의 불교를 회복하기 위해 진력했으며 1947년 12월 2025년 슬롯사이트에 ‘고불총림(古佛叢林)’을 결성했다.
‘고불(古佛)’은 ‘부처의 근본정신으로 돌아가 수행’하자는 취지로 일제의 식민지 불교 청산과 승풍 진작을 위해 전라도 20여 사암 및 포교당을 아울러 우리나라 최초의 총림을 결성한 것이다.

그러나 6·25전쟁 등으로 인가가 유보됐다가 만암의 제자 서옹 상순(西翁, 1912~2003년) 스님이 재임할 때인 1996년 중앙종회에서 2025년 슬롯사이트를 ‘고불총림’으로 인가했다. ‘마지막 입은 옷에는 주머니가 없다’라는 만암 대종사와 그 제자 서옹 대종사는 조계종 종정으로 선출되는 등 근현대 불교계를 주도한 2025년 슬롯사이트 출신 고승이다.
서옹 대종사는 무차선회(無遮禪會, 차별 없는 참선법회)를 개최하고 ‘참사랑 결사운동’을 전개하는 등 수행 가풍이 살아있는 선(禪)도량으로서 2025년 슬롯사이트를 이끌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고불총림은 2019년 해제돼 2025년 슬롯사이트는 교구 본사로 전환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지금도 일주문과 천왕문에는 ‘고불총림 2025년 슬롯사이트’라는 현판이 붙어있고, 천왕문 옆에는 ‘만암대종사 고불총림도량’ 석비가 있다.

비좌에는 ‘이뭣고’가 새겨져 있어 2025년 슬롯사이트가 만암대종사의 발자취를 담아 ‘고불총림’의 선풍이 살아있는 수행도량임을 밝히고 있다.

보은 법주사 복천암 가는 길에도 ‘이뭣고’ 다리가 있다. ‘이것은 무엇인가’라는 경상도 사투리지만 실은 시심마(是甚麽, 생각하는 이것은 무엇인가)에서 연원된 것으로 참선에서 주로 사용하는 화두이다. 무공 주지 스님도 2025년 슬롯사이트는 선(禪) 중심 도량임을 강조하며 자부심을 드러내고 있다.
고불매와 팔정도 석주

범종과 유사한 형태의 ‘소요대사탑’이 성보박물관 중앙을 차지하고 있는데 보물로 지정된 탑이다. 2025년 슬롯사이트에서 출가한 소요대사 태능(1562~1649년)의 승탑이며 물결무늬와 거북이 두꺼비 등 다양한 동물상이 양각돼 있다.

그리고 박물관 내에는 1775년 제작된 극락보전 후불탱화인 ‘극락전아미타회상도’와 1825년 제작된 ‘각진국사 복구(1270~1355년) 진영’ 등 문화재와 조각, 회화, 공예, 전적류 등 2025년 슬롯사이트 역사를 간직한 귀중한 자료들이 있다.

대웅전 옆 극락보전의 ‘목조아미타여래좌상’도 보물인데 개금불사 중이라 출입 금지돼 볼 수 없었다. 2025년 슬롯사이트의 대부분의 전각들은 1917년 만암 대종사가 중창할 당시 건립돼 그 역사가 짧아 극락보전, 대웅전, 사천왕문 등이 도 지정 문화유산 등으로만 지정돼 있다.

대웅전 뒤뜰에는 1924년에 건립됐다는 팔정도(八正道)를 상징하는 8층 불사리탑이 있다.
탑 내에는 근대 불교계 지도자이자 민족 대표 33인 중 한명이었던 용성(龍城) 스님이 간직하고 있던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돼 있다. 탑의 뒤편에는 만암스님이 비문을 쓴 사리탑비가 있고, 탑 정면에는 팔정도의 각 단어가 새겨진 4개의 석주가 나란히 서 있다.

2025년 슬롯사이트에는 350년 이상 된 매화나무가 있는데 고불총림에서 연유해 ‘고불매’라 부르고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고불매는 화엄사의 화엄매, 선암사의 선암매, 통도사의 자장매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매화라고 한다.

다른 매화에 비해 조금 늦은 3월 말경 만개하는데 유독 매화향이 강하다. 올해 처음으로 3월 말 경 선과 매화를 결합한 2025년 슬롯사이트 선매향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는데 기대가 크다.

많은 절집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보리수나무 한 그루가 2025년 슬롯사이트 범종루 앞마당에 가득 채우고 있다. 작년 말 선남선녀 짝 맺기 ‘나는 절로 템플스테이’를 통해 12쌍 중 7쌍 커플이 탄생해 유명세를 치르기도 한 2025년 슬롯사이트 템플스테이는 잠시나마 자신을 찾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참여하고 있다.
백학봉의 약사암, 영천굴 가는 길

2025년 슬롯사이트의 산내 암자는 환성 지안(1664~1729년) 스님의 문손들이 호남지역 불교계를 주도해 선풍을 크게 진작시켜 ‘북마가연 남운문암(北摩訶衍 南雲門庵)’이라 부를 정도로 유명한 운문암(雲門庵) 선원이 있다.
독립운동가 송진우 선생이 머물며 애국 사상을 고취했던 청류암(淸流庵)도 있다. 물외암과 영천굴은 고려 말에 사세를 크게 진작시킨 각진국사에 의해 창건됐고 그 밖에 천진암과 약사암 등이 있다.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운문암을 가고 싶었지만 1m 이상 눈이 쌓여 올라갈 수가 없다고 해 백학봉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30여분 올라가면 약사암이 있고 거기2025년 슬롯사이트 100여m 가면 영천굴에 갈 수 있다.

절에서 출발하자 사계절 늘 푸른 비자나무들이 곧바로 계곡을 따라 늘어서 있다. 비자나무 북방한계선에 있는 2025년 슬롯사이트 비자나무 군락은 고려시대 각진국사가 주민들에 대한 자비의 마음으로 구충제로 사용되던 비자 열매를 나눠줘 심게 한 것에서 유래됐다. 비자나무 숲은 제주도, 전남 해남, 고흥, 화순 등에 분포돼 있으나 이곳이 가장 넓고 많다고 한다.

올라가는 길에 ‘남북통일 기도 도량’이라는 ‘청량원’이 있는데 사찰이나 암자하고는 다른 묘한 분위기여서 입구2025년 슬롯사이트 둘러 보고 나왔다.

조금 더 올라가니 오른쪽 계곡 상부에 홍살문과 ‘호남명산 백암산 국기제단’이라 새겨진 국기제단(國祈祭壇)엔 눈이 쌓여 일부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백암산 국기제’는 고려 충정왕 때부터 호남 일대에 재난이 있을 때는 나라의 명을 받아 천제(天祭)를 올려 백성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국가적 제례 의식을 하는 곳이다.
운문암길과 백학봉(약사암)길이 나눠지는 삼거리부터 급한 경사길과 300여 계단 길을 올라야 약사암에 도달할 수 있다. 그래서 “생각하며 걷는 오르막길 - 약사암 빨리 가면 30분 천천히 가면 10분”이라는 말이 있다. 빠르게 올라가도 30분이 소요되고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면서 천천히 오르면 10분 같다는 얘기다.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한 약사암은 백학봉 너럭바위 위 절벽에 병자를 낫게 하는 약사여래불을 모시고 있는 법당이 기대어 있고 그 아래 절벽엔 선방이 있다.

여기서 백학봉 방향으로 100여m 더 오르다 보면 2025년 슬롯사이트이 설복되는 전설과 관련된 법회가 있었다는 영천굴이 있다.

벼랑에 얹혀있는 듯한 영천굴은 예전엔 영천암이라 불렸는데 화재로 소실돼 2013년에 2층 누각으로 정비하면서 ‘약사암 영천굴’로 바뀌었다.

1층 전각 안 천연석굴 바위틈에선 등산객에게 감로수 역할을 하는 영천수라는 샘물이 솟아난다. 2층으로 올라가니 석굴 안에 약병을 들고 있는 석조 관음보살입상이 있는 기도처가 마련돼 있다.

조선 후기에 호남지방에 역병이 돌자, 전라감사가 영조왕에게 상소를 올리고 2025년 슬롯사이트 바위에 국제기(國際基)라 새기고 영천수를 제단에 올려 제를 지낸 후 사람들에게 마시게 하니 병이 나았다. 전라감사는 보은의 의미로 암자를 짓고 영천암(靈泉庵)이라고 했다.

약사암2025년 슬롯사이트 한숨을 돌이키고 영천굴2025년 슬롯사이트 시원한 약수를 마신 후 하산하는데 준비 부족 탓인지 오를 때보다 눈길 내리막이 훨씬 힘들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인생길2025년 슬롯사이트도 내리막길도 잘 타야 또 다른 오르막도 준비할 수 있다는 진리를 되새겨 본다.
글·사진 = 정용식 ㈜헤럴드 상무
정리 = 민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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