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일 해맞이 메이저사이트 장면.[X(구 트위터) 갈무리]
2024년 1월 1일 해맞이 메이저사이트 장면.[X(구 트위터) 갈무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그냥 하늘만 봐도 괜찮으니까”

지나간 해의 슬픔과 아쉬움을 이겨내는 날. 그리고 새로운 희망을 마주하는 날. 1월 1일 새해 첫 일출은 1년 중 가장 많은 소망이 모이는 순간이다.

주목할 점은 올해 해맞이 행사에서 유독 ‘깨끗한 하늘’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것. 매년 새해면 반복되는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행사가 모두 사라진 덕분이다.

그간 메이저사이트 날리기가 초래하는 환경오염 등 악영향은 꾸준히 지적돼 왔다. 하늘로 날아간 메이저사이트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돼 떨어지거나, 심지어 해양생물들이 먹이로 오인, 먹다가 죽는 일까지 벌어진다.

끊임없는 문제제기에 결국 지방자치단체들도 심각성을 인식, 올해 처음으로 전국 지자체 모두에서 새해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행사가 사라졌다.

2024년 1월 1일 오천동 그린아일랜드에서 해맞이를 하고 있는 순천 시민들.[순천시 제공]
2024년 1월 1일 오천동 그린아일랜드에서 해맞이를 하고 있는 순천 시민들.[순천시 제공]

31일 시민단체 정치하는 엄마들에 따르면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교육부·교육청 등 행정·공공기관이 2025년 1월 1일 새해맞이 행사에서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이벤트를 기획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지난 17일 226개 기초자치단체 등에 새해맞이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행사 근절을 위한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이후 각 기관에 관련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는 최종 답변을 받았다.

지난 2020년까지만 해도 공공·행정기관이 주최한 새해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행사는 총 50여건이 넘었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며 2024년 3건으로 줄었다. 관련 행사가 없는 사례는 2025년이 처음이다.

태안 꽂지해수욕장 해넘이 메이저사이트 [태안군 제공]
태안 꽂지해수욕장 해넘이 메이저사이트 [태안군 제공]

예컨대 올해까지 소원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행사를 진행했던 충남 보령시는 2025년 해맞이 행사에서 메이저사이트 날리기를 ‘소원카드 적기’로 대체하기로 했다. 촛불 점화도 휴대폰 플래시 사용으로 변경하는 등 환경 보호를 위한 이벤트 개편을 실시했다는 게 보령시의 설명이다.

지자체에 이어 민간사업체의 움직임도 뒤따랐다. 각종 행정·공공기관에서는 지속해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행사를 축소해 온 바 있다. 그러나 일부 호텔 등 민간사업체에서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행사를 지속 진행해 왔다.

한 호텔의 해맞이 이벤트 공지.[인터넷 홈페이지 갈무리]
한 호텔의 해맞이 이벤트 공지.[인터넷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정치하는 엄마들은 관련 메이저사이트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호텔·리조트 등 5개 사업체에도 이벤트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그 결과 일부에서 이벤트 대체 및 취소 계획을 알려왔다.

12월 초부터 고객들을 대상으로 소망메이저사이트 날리기 행사를 홍보했던 진주시 A호텔의 경우 협조 공문을 받은 즉시 내부 검토를 거쳐, 취소 소식을 전달했다. A호텔 관계자는 “환경보호와 관련해 소망메이저사이트 날리기 이벤트를 소망엽서 보내기 이벤트로 대체한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고성 B리조트도 지난 18일 고성군청과 논의를 통해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이벤트 취소 및 대체 이벤트 진행을 결정했다. 공문을 받은 나머지 3개 업체도 해맞이 행사에서 메이저사이트을 날리지 않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하늘로 날아간 메이저사이트은 높은 고도에 올라간 뒤 터져, 결국 바다나 지상으로 떨어진다. 대다수가 플라스틱 소재로 이뤄진 메이저사이트들은 분해되는 데만 많게는 수백 년이 소요된다. ‘쓰레기’로 남겨져 해양·토양오염을 유발한다는 얘기다.

(관련 기사 : “무심코 날렸는데, 굶어 죽는다” 하늘 뒤덮는 쓰레기…새들까지 이럴 줄 [지구, 뭐래?])

해양 동물이나 조류가 떨어진 메이저사이트 잔해를 먹이로 착각해 섭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 때 동물의 소화기관에 잔해가 들러붙어 사망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바람이 빠진 메이저사이트은 오징어, 해파리 등과 형태가 비슷해 바닷새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미국 한 해안에 떨어진 라텍스 메이저사이트 잔해. 해파리, 오징어 등과 비슷한 모습이다.[미국 환경단체 벌룬즈 블로우(Balloons Blow) 홈페이지 갈무리]
미국 한 해안에 떨어진 라텍스 메이저사이트 잔해. 해파리, 오징어 등과 비슷한 모습이다.[미국 환경단체 벌룬즈 블로우(Balloons Blow) 홈페이지 갈무리]

이에 영국·호주 등 해외 다수 국가에서는 메이저사이트 날리기를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법 제정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8월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허가받지 않은 메이저사이트류를 쏘아 올릴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나애리 정치하는 엄마들 활동가는 “메이저사이트 날리기 금지 캠페인을 6년째 이어오고 있는데, 일부에서 행사를 강행한다는 소식에 당혹스러웠다”면서도 “결국 단체들도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메이저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