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난달 ‘인터넷 바카라일 공휴일 제한’ 민생의제 발표
인터넷 바카라 이어 백화점 면세점도 의무휴업일 도입 법안도
“홈플러스 기업회생 반사이익, 오프라인 아닌 쿠팡으로”
![서울 시내의 한 인터넷 바카라 라면 판매대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07/rcv.YNA.20250403.PYH2025040318420001300_P1.jpg)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오는 6월, 이른바 ‘장미 대선’이 확정되면서 유통업계가 정치권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13년째 풀리지 않는 인터넷 바카라 규제가 더 강력해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서다.
7일 업계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규제 완화가 힘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터넷 바카라 의무휴업일 규제 완화는 윤석열 정부의 규제개혁 1호 과제였다.
유통법은 공휴일 중 매월 이틀을 인터넷 바카라 의무휴업일로 정하도록 한다. 영업제한시간(0~10시)과 의무휴업일에는 온라인 배송도 금지된다. 다만 이해당사자들과 협의가 있다면 평일도 의무휴업일로 지정할 수 있다. 현재 서울 서초구, 동대문구, 중구와 대구, 충북 청주, 부산, 경기 의정부 등 지자체는 인터넷 바카라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했다.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 대한 민주당의 ‘강성’ 기조는 여전하다. 민주당은 지난달 민생연석회의에서 민생분야 20대 의제를 발표했다. 인터넷 바카라 의무휴업일을 평일이 아닌 공휴일로 제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민의 삶을 민생이라 줄여서 말하는데 민생 단어가 많이 오염됐다”며 “(사회) 안전망, 일자리도 챙겨야 하고 불안한 미래, 연금, 챙겨야 하고 산업 재편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진보계열 정당 소속 의원이 발의한 유통업계 규제 법안은 6건이다. 송재봉, 오세희 민주당 의원은 인터넷 바카라 의무휴업일의 공휴일 지정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 의무휴업일 제도가 더 엄격해지는 것이다.
허영 민주당 의원은 인터넷 바카라가 지역 협력 계획을 이행하지 않으면 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유통법 개정안을,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인터넷 바카라가 지역 협력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해 지자체장에게 등록 제한권을 부여하도록 한 유통법 개정안을 각각 내놨다.
![서울의 한 인터넷 바카라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4/07/rcv.YNA.20250406.PYH2025040604370001300_P1.jpg)
인터넷 바카라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계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잇따라 발의됐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SSM의 전통시장 반경 1㎞ 이내 출점을 제한하는 규제를 5년 연장하는 유통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백화점과 면세점도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법 개정안을 냈다.
하지만 이런 내용들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국내 인터넷 바카라 업계 2위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대형 면세점의 실적 부진 등 유통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되레 규제로 조이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 기업회생으로 인한 반사이익이 다른 인터넷 바카라로 오기보다 쿠팡 등 이커머스 업체로 넘어가는 상황”이라며 “지난 1분기 실적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바카라 의무휴업과 전통시장 매출이 연관되지 않았다는 조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대외적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데 우리나라 정부 차원 규제까지 강해진다면 국내 유통채널 매출은 급감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산업연구원의 ‘대규모점포 영업규제 완화 효과와 정책 시사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 바카라의 주말 영업이 가능해질 경우 인터넷 바카라 주변 상권 매출은 3.1%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인터넷 바카라가 존재하지 않는 지역과 비교한 수치로 신용카드 데이터를 활용해 실증적으로 분석한 자료다. 인터넷 바카라 주변 요식업(3.1%)과 일부 유통업(편의점 5.6%, 기타 유통 6.7%)의 매출이 증가했지만, 인터넷 바카라와 경쟁 관계인 소규모 유통업체의 매출 변화는 유의미하지 않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오프라인 유통채널이 살아나려면 인터넷 바카라의 공휴일 영업을 허용해 상권의 전체 유동 인구를 늘려야 한다”며 “규제가 시행된 13년 전과는 업계 지형이 다르고, 국민의 인식도 변화했기 때문에 민주당이 기조를 바꿔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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