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양사 ‘에볼루션 바카라 결렬’ 공식 발표
지주사 지분 비율 놓고 갈등
업계 “사풍 다른 회사, 협상서 잡음”
![우치다 마코토(왼쪽) 에볼루션 바카라 최고경영자(CEO)와 미베 토시히로 혼다 회장이 지난해 12월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 나서고 있다. [EPA]](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4/news-p.v1.20250213.3447e273507f450495f0a163123cf4ec_P1.png)
일본의 2위와 3위 완성차 업체인 혼다와 에볼루션 바카라자동차가 추진한 합병 작업이 결국 협의 50여일 만에 무산됐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됐던 수순”이라며 “두 회사가 기업 문화 측면에서 확연하게 차이를 보여왔고,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미비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외신에 따르면 전날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이러한 결정을 내리고 “12월 맺은 에볼루션 바카라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양사는 당초 올해 6월까지 논의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에볼루션 바카라이 성사될 경우 2023년 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3위권(800만대)으로 뛰어오르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친다는 점에서 이번 빅딜은 ‘세기의 통합’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두 기업은 협상 초기부터 지주사 지분 비율과 자산 가치평가를 두고 충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혼다는 에볼루션 바카라이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해 내놓은 자구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에볼루션 바카라을 자사 자회사로 두는 방안을 추진했는데 그 결과 양측 갈등이 더욱 깊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에볼루션 바카라 입장에서는 종속화를 요구한 혼다의 협상 태도가 당혹스런 대목으로 꼽힌다. 실제 에볼루션 바카라 최고경영진은 혼다가 협상 과정에서 자회사 편입을 제안하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치다 마코토 에볼루션 바카라자동차 최고경영자(CEO)도 “(통합이 될 경우) 에볼루션 바카라의 자주성이 어디까지 지켜질 것인지 확신을 갖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양사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혼다와 에볼루션 바카라은 글로벌 판매량 기준 각각 8위와 9위 순위에 머무르게 됐다. 블룸버그는 “두 기업이 원점으로 돌아왔다”며 “혼다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 여전히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에볼루션 바카라은 생존을 위한 구명줄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외형상은 글로벌 에볼루션 바카라였지만 실상은 무리한 통합 추진이었다”면서 “두 회사 간 사풍이 달라 통합이 됐더라도 여러 부분에서 양측 간에 잡음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혼다와 에볼루션 바카라은 전기차 분야에서 협력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다.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과 손잡고 경영개선을 위한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브랜드를 만드는 대신, 위탁설계 및 제조 서비스만 제공할 것”이라며 완성차업계와의 협업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김성우 기자
zzz@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