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사설 바카라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향’
K-팝과 사설 바카라이 만나 새 장르로 영역 확장
![‘SM 사설 바카라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향’ [SM사설 바카라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6/news-p.v1.20250216.795f5fcc13d84f0b9b76cd28cff6ec6d_P1.jpg)
[헤럴드경제=사설 바카라 기자] “우린 참 별나고 이상한 사이야~”
목관과 금관악기가 레드벨벳 ‘사이코’를 새처럼 노래하고, 따뜻한 오보에가 종현의 목사설 바카라를 대신해 ‘하루의 끝’을 부른다. 강력한 맹독을 가진 블랙맘바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합창석 벽면을 빠르게 움직이면 피아노 선율이 전위적인 춤을 추며 모험의 세계로 이끈다.
완전히 ‘새로운 장르’가 탄생했다. ‘K-팝의 시작’이자 ‘모든 것’으로 불리는 SM엔터테인먼트의 오랜 유산이 사설 바카라과 만나자 ‘음악의 신세계’가 열렸다. 단언컨대 ‘최고’와 ‘최고’의 만남이었다. K-팝과 K-사설 바카라의 맏형인 SM과 서울시립교향악단이 만나 빚어낸 성취다.
‘SM 사설 바카라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립교향악단(SM CLASSICS LIVE 2025 with 서울시립교향악단)‘이 지난 1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양일간 열렸다. 이번 공연은 SM의 창립 30주년과 서울시향의 창단 80주년, 재단법인 설립 20주년을 기념한 자리였다.
그간 대중음악과 사설 바카라의 만남은 적지 않았다. 일찌감치 세계적인 메탈 록 밴드 메탈리카와 샌프란시스코 심포니의 만남을 시작으로 대중음악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 사설 바카라과의 만남을 시도해왔다. 기존엔 대중음악의 멜로디를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이번엔 달랐다. 국내 엔터테인먼트사 유일의 사설 바카라 레이블인 SM엔터테인먼트 산하 SM사설 바카라스가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사설 바카라 기반 작곡가들과 지난 5년 동안 편곡 작업을 하며 쌓아온 오케스트라 버전 SM 명곡 18곡을 듣는 자리였다. 사설 바카라, 국악관현악 등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김유원이 서울시향을 지휘했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SM 사설 바카라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향’ [SM사설 바카라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6/news-p.v1.20250216.b6829e0063304fbba8ab1c23aff77b4f_P1.jpg)
이번 공연은 서울시향 정기연주회의 기존 관객층과도 눈에 띄는 차이를 보였다. 티켓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에 이번 공연(2월 14일 기준)은 20대가 40.8%, 30대 43.4%나 됐다. 현장엔 기존 사설 바카라 가수들의 콘서트답게 외국인 관객도 간혹 눈에 띄었다. 홍콩에서 이번 공연을 보기 위해 날아온 제이런(25) 씨는 “NCT의 팬이면서 다른 사설 바카라의 음악과 아티스트도 좋아한다”며 “오케스트라 버전을 들으니 굉장히 신선하고 K-팝이 이렇게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이 놀라워 직접 오게 됐다”고 말했다.
공연에선 2020년 SM사설 바카라스가 내놓은 첫 곡인 레드벨벳 ’빨간 맛‘ 오케스트라 버전을 시작으로 그간 서울시향과 함께 작업한 곡을 모아 발매한 정규 앨범 ‘어크로스 더 뉴 월드(Across The New World)’의 수록곡과 아직 공개된 적 없는 곡들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공연은 샤이니 민호가 직접 등장, 장엄한 새로운 사설 바카라의 세계로 초대하는 내레이션과 함께 막을 올렸다. SM의 세계관으로 입문하는 곡과 같은 ‘웰컴 투 SMCU 팰리스(Welcome To SMCU Palace)’가 오페라의 서곡처럼 콘서트의 막을 열고 곧이어 ’빨간맛‘이 연주됐다.
레드벨벳의 대표 ‘여름곡’인 ‘빨간 맛’에선 멤버들의 목사설 바카라를 달콤한 목관의 사설 바카라로 연주했다. 리드미컬한 타악 연주로 빠른 댄스곡의 래핑마저 되살린 단원들은 악기를 쥔 채 핑거 스냅까지 들려주며 볼거리, 들을거리를 안겼다. 풋풋한 설렘을 담았던 마지막 노랫말엔 애틋함이 깊어졌다. 서울시향의 웨인린 부악장(제1바이올린)이 연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여름의 너’라는 가사였다.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SM 사설 바카라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향’ [SM사설 바카라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6/news-p.v1.20250216.d31d9775ecf44d89a44f0ca8b734c602_P1.jpg)
드뷔시의 ‘달빛’을 샘플링해 사설 바카라와 클라리넷 선율로 연주한 故 종현의 ’하루의 끝‘은 ’샤월‘(샤이니 팬덤 샤이니 월드)은 물론 이날 공연에 참석한 SM 관계자들의 눈물 버튼이었다.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 그댄 나의 자랑이죠”라는 노랫말이 벽면을 가득 채울 땐 눈시울을 붉히는 관객도 적지 않았다.
공연의 구성 방식도 돋보였다.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린 18곡은 대체로 강렬한 연주를 기반한 만큼 줄줄이 이어듣는 것 자체가 관객에겐 피로감을 줄 수 있었으나, 공연에선 세 곡씩 끊어 연주해 관객에게 잠깐씩의 숨 쉴 틈을 줬다. 빠른 전개의 댄스 음악 비중이 높지만 서너 곡에 하나씩 발라드를 넣은 점도 귀를 쉬게 해주는 방식이었다.
각각의 곡마다 듣는 재미가 쏠쏠했다. 음악은 기존 곡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완전히 색다른 편곡을 선보인 노래도 있었다. 에스파의 ‘블랙맘바’는 후렴구의 포인트를 살리면서도 고전음악과 현대음악을 오가는 변주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몇몇 곡은 사설 바카라과 K-팝의 만남이 인상적으로 이뤄졌다. 엑소의 ‘으르렁’엔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이, 레드벨벳 ‘사이코’엔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2번이, 동방신기의 ‘라이징 선’은 비발디 사계의 ‘여름’ 3악장과 만났다. 앙코르 곡으로 연주한 H.O.T의 ‘빛’은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과 어우러졌다. ‘빛’과 ‘합창’의 만남은 더 절묘했다. 실제 ‘합창’의 구성처럼 주요 모티프가 ‘빛’의 서막을 알리며 등장하더니 살금살금 고개를 비추다 곡의 말미를 장식했다. 이른바 ‘SM 애국가’로 불리며 SM타운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빛’과 인류의 희망가인 ‘합창’의 만남은 오랜 시간을 이어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것처럼 거창하고 의미심장했다.
![‘SM 사설 바카라스 라이브 2025 위드 서울시향’에서 사회를 본 샤이니 민호와 가창을 한 레드벨벳 웬디 [SM사설 바카라스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6/news-p.v1.20250216.b3dcee53dea24967b320740bb3b8af0c_P1.jpg)
두 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을 통해 명실상부 ‘최고’를 자랑하는 서울시향 단원들의 연주력을 또 한 번 입증한 자리였다. 사실 SM사설 바카라스를 통해 선보인 오케스트라 버전 K-팝은 ‘라이브 공연’을 위한 연주곡은 아니다. 박인영 강한뫼 이광일 정지원 최혁렬 조인우 등 작곡가들이 곡을 낱낱이 해체해, 극강의 난이도로 새롭게 선보인 곡들이다. 각각의 악기가 구현해야 하는 극악의 테크닉과 고음이 자리하고, 기존 오케스트라에선 조미료처럼 들어간 금관 악기들의 향연이 이어진다. 거기에 타악기가 정교한 리듬을 맞춰 쉴새없이 터지고 각 파트의 솔로가 매끈한 소리를 내야 한다. 김미연 서울시향 단원은 특히 “모든 악기가 마치 기계처럼 똑같은 음과 똑같은 리듬을 연주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첫 리허설 직후만 해도 “눈이 빠질 정도로 악보를 보는 데에 정신 없었다”고 했던 서울시향 단원들은 세 번의 리허설 만에 단연 최고 수준의 연주를 들려줬다. ‘빨간 맛’은 물론 ‘다시 만난 세계’, ‘필 마이 리듬’ 등 극악의 고음을 감미롭게 들려준 웨인린 부악장의 솔로 파트로 곳곳이 마무리된 음악들은 단지 K-팝의 오케스트라 연주를 넘어 또 하나의 새 사설 바카라로 음악을 확장했다.
이상민 사설 바카라 음악 큐레이터는 “K-팝이 세계적으로 확장되는 때에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선보이는 시도가 굉장히 흥미롭고 재밌었다”며 “기존 고전음악의 샘플링을 한 곡 중엔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곡도 있었지만 과감하고 색다른 도전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기존 곡들을 조금 더 설명할 수 있는 영상 등을 미디어아트로 활용했다면 관객에게 더 친절한 공연이 됐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과 함께 SM 사설 바카라스는 공연·악보 IP 라이선스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 전 세계에서 K-팝의 오케스트라 버전을 선보인다. 내년엔 빈 심포니와의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