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지도부 예방…복당 절차 착수

‘한덕수 차출론’ 등 20명선 거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1대 대통령 경선후보 슬롯 꽁 머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1대 대통령 경선후보 슬롯 꽁 머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

범보수 진영에서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일 “거짓과 감언이설로 대한민국을 혼란과 파멸로 몰고 갈 이재명의 민주당은 저 김문수가 확실히 바로잡겠다”며 제21대 대통령선거 슬롯 꽁 머니를 공식화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대선 슬롯 꽁 머니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제게 내려진 국민의 뜻을 받들기로 했다”며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며 대한민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 갈 각오로 제21대 대통령 선거에 슬롯 꽁 머니하겠다”고 밝혔다.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반대 최전선에 있던 김 전 장관은 복수의 여론조사에서 예상 밖 선전을 보이며 범보수 진영의 차기 정치지도자 1위로 우뚝 섰다. 3선 국회의원과 재선 경기도지사를 지낸 김 전 장관은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위원회 위원장,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탄핵 국면에서 많은 국민 여러분께서 저 김문수에 대해 지지와 격려를 보내주셨다”며 “얼마나 사람에 목이 마르시면 저에게까지 기대를 하시나 하는 안타까움으로 가슴을 쳤다”고 슬롯 꽁 머니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그래도 여기서 멈출 수 없습니다. 다시 싸워서 승리합시다. 무기력한 당과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꾸는데 함께 나아갑시다”라며 정권 재창출 의지를 피력했다.

김 전 장관의 대선 경선 캠프 후원회장에는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을 지낸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 총괄선대본부장에는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전날 국무회의에서 장관직 사의를 표명한 김 전 장관은 이날 슬롯 꽁 머니 선언에 앞서 국민의힘 지도부를 예방하고 복당 절차에 들어갔다. 당 지도부는 “한평생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공동체 정신이란 보수의 근본 가치를 직접 실천해 오신 분(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대한민국 민주화를 위해 한평생을 바치신 분(권성동 원내대표)”이라고 추켜세웠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이날 대선 슬롯 꽁 머니 선언 흐름에 합류했다. 유 시장은 인천 미추홀구 수봉공원 내 현충탑을 참배하고, 중구 자유공원 맥아더동상 앞에서 슬롯 꽁 머니 선언을 했다. 이 지사는 이날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조기 대선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힘에서는 대권 도전장이 물밀듯 밀려들고 있다. 전날에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정현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슬롯 꽁 머니를 선언했고, ‘차출론’이 급부상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부터 현역 국회의원까지 잠룡으로 꼽히는 인사만 20명에 이른다.

한 권한대행은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국정 운영이 풍부한 데다 경제와 통상 전문가란 점에서 슬롯 꽁 머니 진영의 차기 대권 주자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한 권한대행은 차출론에 선을 그었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서는 탄핵 반대 선두에 섰던 5선 중진 김기현·나경원·윤상현 의원이 잠룡으로 꼽힌다. 슬롯 꽁 머니 험지인 중원에 재선 깃발을 꽂은 장동혁·조정훈 의원도 ‘신진 기수’로 거론된다.

꾸준히 대권 의지를 드러내 왔던 오세훈 서울시장, 유승민 전 의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홍준표 대구시장 등은 당 대선 경선 일정을 주시하며 슬롯 꽁 머니를 공식화할 최적의 시기를 재고 있다.

당 한편에서는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대선 레이스를 완주하기보다 ‘자기 슬롯 꽁 머니’를 하려는 주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 중 절반이 나선 배경에는 다가오는 제9회 지방선거를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원내 주자들은 대선 이후 치러질 전당대회의 잠재적 당권 후보로 여겨진다.

한 재선 의원은 “한 권한대행까지 거론됐다는 건 지금 거론되는 주자들로는 어렵겠다는 생각이 있는 것”이라며 “의원들 사이에서도 어떤 주자로 가야 하냐는 질문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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