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온라인 슬롯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불법 온라인 슬롯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성관계 영상을 불법 온라인 슬롯한 혐의로 기소된 축구선수 황의조(33·알란야스포르)가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에 대해 형량이 가볍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황의조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온라인 슬롯물이 유포된 점, 피해자의 신상정보가 알려져 2차 가해가 이뤄진 점, 유사 사건 등의 형량 등을 감안하면 더 무거운 형이 내려져야 했다는 지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14일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온라인 슬롯) 혐의로 기소된 황의조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 구형은 징역 4년이었다.

황의조는 2022년 6∼9월 4차례에 걸쳐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하는 영상을 불법 온라인 슬롯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023년 온라인 슬롯의 형수가 SNS에 해당 영상을 유포하면서 범행이 알려졌다. 영상을 유포한 온라인 슬롯의 형수는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피해자는 2명인 것으로 조사됐으나, 재판부는 피해자 1명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하고, 다른 1명에 대한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온라인 슬롯가 피해자 1명과는 합의했고, 다른 1명은 합의하지 못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불법 온라인 슬롯 범죄로 인한 사회적 폐해의 심각성을 볼 때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4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이용해 성관계 장면을 의사에 반해 온라인 슬롯하고 범행 횟수와 온라인 슬롯물의 구체적 내용에 비춰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황의조가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형수의 범행으로 온라인 슬롯물이 SNS에 유포됐고 황의조는 해당 범행에는 가담한 바가 없는 점을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판결에 피해자 측은 반발하고 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보다 피해자에게 더 잔혹한 법원에서 일어난 예견된 참사”라며 “오늘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평생 벗어나기 어려운 부담과 불안을 남긴 불법온라인 슬롯 범죄자에게, 피해자에게 노골적인 2차 가해를 저지른 유명 축구선수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고 지적했다.

불법 온라인 슬롯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연합]
불법 온라인 슬롯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연합]

이번 판결은 지난해 11월 있었던 전 아이돌그룹 멤버 최모(28) 씨의 성관계 불법 온라인 슬롯 판결과도 비교된다. 당시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임민성)는 최 씨에게 징역 1년 4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최 씨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연인이던 피해자 A 씨와의 성관계 장면과 신체 주요 부위 등을 18회에 걸쳐 사진과 동영상으로 온라인 슬롯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한 술집에서 만난 여성 B 씨의 속옷 차림을 4회 온라인 슬롯하는 등 총 3명의 여성을 불법 온라인 슬롯한 혐의다.

최 씨의 경우 피해자와 온라인 슬롯 횟수가 황의조보다 많지만 온라인 슬롯물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은 점은 황의조보다 유리한 부분이다. 그에 대한 검찰의 구형은 징역 3년이었다.

황의조는 또 온라인 슬롯물이 유포된 이후 줄곧 “합의 하에 온라인 슬롯했다”고 주장하며 2차 가해를 했다는 문제도 있다. 심지어 변호사를 통해 낸 입장문에서 피해자의 신원을 추정할 수 있는 개인정보를 공개한 점도 문제다. 당시 법조계에서도 황의조의 그같은 행위가 2차 가해이며 판결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그럼에도 재판부는 황의조에 대해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paq@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