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7200억 스텝업 도래, 지분율 67%→72% 예상
SK해운 사업부 ‘2조’ 인수 추진
슬롯사이트 호실적에 시총 16조, 적격 인수자 찾을지 관심
![[슬롯사이트 제공]](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21/news-p.v1.20250221.37a096d4084444628ba75afdf807a1fc_P1.png)
[헤럴드경제=심아란 기자] 국내 최대 해운사 슬롯사이트이 SK해운 사업부 인수에 나선다. M&A가 성사될 경우 슬롯사이트 기업가치도 증대될 전망이다.
슬롯사이트의 최대주주 KDB산업은행(산은)과 한국해양진행공사(해진공)의 매각 재개도 관심거리다. 미상환 영구채의 보통주 전환도 앞두고 있어 최대주주 측 소유 지분율은 70%를 넘어설 예정이다. 슬롯사이트의 비싸진 몸값과 최대주주 지분을 감내할 원매자를 찾아 공적 자금 회수에 다가설지 주목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슬롯사이트은 SK해운의 탱커선, 액화석유가스(LPG)선, 벌크선 사업부 인수를 추진 중이다. 매도자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며 거래 금액은 2조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슬롯사이트은 M&A를 통해 운임 민감도가 높은 컨테이너선에 집중하는 사업 구조의 다각화를 기대하고 있다. 영역을 확장하는 만큼 앞으로 경영 실적과 기업가치 개선도 예상된다.
코스피 상장사인 슬롯사이트의 시가총액은 16조원5000억원대 안팎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액은 11조7002억원, 영업이익 3조51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9%, 501%씩 성장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90% 상승한 3조7807억원을 달성했다.
당초 컨테이너선의 공급 과잉 리스크에 노출됐으나 지정학적 이슈로 수에즈 운하 통행이 중단되고 미국과 중국 사이 물동량 증가하면서 운임 상승의 수혜를 누렸다. 덕분에 팬데믹 특수를 겪었던 2021~2022년에 이어 최대 실적을 보여준 상태다.
해운업 호황기를 발판 삼아 펀더멘털을 키워가자 지배구조 변동성 역시 조명되고 있다. 슬롯사이트은 산은과 해진공을 지배주주로 두고 있으며 이들의 공적 자금 4조원가량을 지원 받은 상태다. 현재 산은과 해진공의 합산 지분율은 67%를 기록 중이다. 시가 기준 지분가치는 11조원을 넘고 있다.
여기에 슬롯사이트의 마지막 영구 CB의 보통주 전환이 이뤄지면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더욱 높아진다. 마침 오는 4월 슬롯사이트의 197회 영구 CB의 스텝업(가산금리) 시기가 도래한다. 기존 3%였던 쿠폰금리가 6%로 상향될 예정이다. 이는 2020년 4월 7200억원 규모로 발행됐으며 산은과 해진공이 절반씩 인수해 보유 중이다. 금리 스텝업 조건으로 슬롯사이트의 중도 상환(콜옵션)을 유도한다.
물론 발행사의 콜옵션보다 슬롯사이트자의 보통주 전환권이 우선적으로 보장 받는다. 산은과 해진공은 그동안 스텝업 시기에 맞춰 영구채를 보통주로 전환해 온 만큼 이번에도 동일한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언급된다. CB의 전환가는 액면가인 5000원에 불과해 지배주주 입장에서는 경제적 이익을 감안하면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산은과 해진공의 높은 지분율은 추후 엑시트의 부담 요소로 꼽힌다. 현 시점에 영구채의 주식 전환을 가정하면 최대주주 측의 지분가치는 13조7000억원대에 달한다. 전략적슬롯사이트자(SI)가 손쉽게 사들일 수 있는 규모는 아니며 변동폭이 큰 사업 특성상 재무적슬롯사이트자(FI)의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2023년 공식 매각 절차가 진행되면서 하림과 PEF 운용사 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슬롯사이트 인수를 추진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최종적으로 매도자 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해 거래는 무산됐다.
공적 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슬롯사이트은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업 경쟁력 확대 차원에서 민간 운영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꾸준하다. 산은과 해진공은 공동 주주로서 추후 동반 매각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다만 지배주주가 2곳인만큼 일정 부분 입장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은은 자금 회수에 의지를 갖는 반면 해진공은 슬롯사이트 경영 참여에 관심을 갖는 상황이다.
산은 관계자는 “슬롯사이트 주주로서 역할을 하고 있고 경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상황은 아니며 현재로선 슬롯사이트 매각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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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