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8개월, 상장사 9.97%에 그쳐

일본은 넉달만에 예고 포함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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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이 시행된 지 8개월이 지났지만 자율파라오 슬롯 한 코스피 상장사 비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벤치마크 대상인 일본보다 참여율은 2분의 1수준으로 뒤쳐졌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 밸류업 계획을 자율파라오 슬롯(예고 포함) 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는 117개사다. 코스피 96곳, 코스닥 22곳이다. 코스피 기준 전체 상장사(963곳)의 9.97%다. 코스닥(1789곳)은 1.23%에 그쳤다.

지난해 5월 자율파라오 슬롯 시행 후 첫 한 달 간 참여사는 6곳에 불과했다. 6곳 중 3곳은 금융정책에 민감한 은행업이었다. 그 뒤 100개 넘는 상장사가 동참하면서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됐다. 시가총액 상위 10개사 중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현대차, 기아, KB금융, HD현대중공업 등 6곳이 참여했다.

일본 밸류업과 비교 시 참여율은 저조하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일본은 밸류업 시행 후 4개월 만에 전체 대상 기업 2122개 중 파라오 슬롯를 완료한 기업이 12.9%에 달했다. 예고를 포함하면 23.5%로 늘어난다. 일본보다 시점은 두배 지났지만 참여율(예고 포함 기준)은 반토막인 셈이다.

대내·외 경제불확실성과 정치 불안정성 그리고 ‘당근책’인 법인세 세액공제 등 세제지원 부재가 참여율 부진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밸류업 기준 대비 국내 기준이 구체적인 점도 지목된다. 일본 밸류업은 숫자에 기반한 파라오 슬롯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투하자본이익률(ROIC) 등 계량지표 중심으로 ‘현재’의 숫자를 기업 입맛대로 파라오 슬롯한다. 국내 상장사들은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르게 된다. 경영현황과 사업전략, 자본수익성 등 현황과 함께 중장기 경영 목표, 향후 주주와의 소통계획 등을 담도록 제시했다. 지배구조 등 비계량 요소도 추가되면서 엄격하다는 평가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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