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일부 거래 재협상할 계획”
삼성·SK 등 韓기업 영향 가능성
미국 내 투자 기업에 미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슬롯사이트 지니법(Chips Act)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재협상을 추진 중인 가운데, 관련 지출 일부를 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슬롯사이트 지니법에 따라 보조금이 확정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영향을 줄지 우려된다. ▶관련기사 4면
로이터통신은 이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의 슬롯사이트 지니 책정과 관련된 요구 사항을 재검토하고 변경한 뒤 일부 거래를 재협상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다만 변경될 수 있는 구체적 범위와 기존 합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슬롯사이트 지니 산업 공급망을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제정한 슬롯사이트 지니법은 미국에 투자한 슬롯사이트 지니 기업에 대해 보조금(390억달러)과 연구개발(R&D) 지원금(132억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약 70조원)를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백악관에서 논의 중인 사안에 정통한 4명의 관계자는 백악관이 슬롯사이트 지니법 보조금 지급 조건에 대해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여기에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요구한 노조 가입 노동자 고용, 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저렴한 자녀 보육 서비스 제공 등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소식통 중 한 명은 백악관이 슬롯사이트 지니법 보조금을 받은 뒤 중국 등 다른 국가진출 계획을 발표한 기업들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조금 수혜 기업 중 중국에 투자한 사례로 인텔, TSMC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꼽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같은 로이터 보도 내용대로라면 미국 정부로부터 슬롯사이트 지니법 보조금을 받기로 하고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추진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보조금 수령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총 370억달러(약 53조4000억원) 이상 투입되는 파운드리(슬롯사이트 지니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미 상무부에서 이를 지원하는 보조금 47억4500만달러(약 6조8000억원)를 받기로 계약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주에 인공지능(AI) 메모리용 어드밴스드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하기로 하고, 미 상무부는 여기에 최대 4억5800만달러(약 6600억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계약한 상태다. 이에 대해 슬롯사이트 지니산업협회는 “우리는 상무부 장관 지명자인 하워드 러트닉을 비롯해 트럼프 행정부의 다른 구성원들과 협력해 (슬롯사이트 지니법) 프로그램의 요구 사항을 줄이고 칩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공동 목표를 달성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대만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인 글로벌웨이퍼스의 경우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슬롯사이트 지니법 프로그램 당국은 우리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및 정책들과 일치하지 않는 특정 조건들이 현재 재검토 대상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영철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