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4곳 퇴직연금 계좌 슬롯사이트 분석

수익률·잔고·순자산 총액 모두 1위

잔고 1위 ‘TIGER 슬롯사이트 S&P500’

美 다음 중국 전기차·테크 수익↑

슬롯사이트

#. 직장인 박모씨(32)는 얼마 전 퇴직연금 계좌를 만들었다. 그러나 퇴직연금을 가입할 수 있는 곳만 해도 은행, 증권 등 한두 곳이 아닌 상황. 고민 끝에 열정 개미인 그는 증권사를 선택, 오랜 기간 묵혀둬야 하는 연금인 만큼 익히 들어온 미국 주식형 상장지수펀드(슬롯사이트)에 투자했다. 이처럼 퇴직연금 시장에서도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이 많다. 하지만 광활한 미국 시장에서 고를 수 있는 종목도 여러 개. 실제 서학개미들은 퇴직연금 계좌에 어떤 슬롯사이트를 담았을까.

▶증권사 퇴직연금 계좌 ‘잔고’ 들여다보니···1위는 ‘TIGER 미국S&P500’=21일 헤럴드경제가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의 퇴직연금 계좌 내 상장지수펀드(슬롯사이트)를 의뢰, 분석한 결과 연평균 수익률 1위·잔고 상위 1위·순자산총액 1위 모두 미국 주식형 슬롯사이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퇴직연금 서학개미들은 S&P500에 투자하는 슬롯사이트를 가장 많이 담았다. 지난 2월 둘째 주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 4곳의 퇴직연금 계좌 ‘잔고’ 내 규모 1위가 모두 ‘TIGER 미국S&P500’일 정도다. 한 증권사의 경우 잔고 2위인 ‘TIGER 미국나스닥100’을 담은 고객보다 3배 많은 고객이 ‘TIGER 미국S&P500’을 담았다. 해당 슬롯사이트는 현재 아시아에 상장된 S&P500 지수 추종 슬롯사이트 중 최대 규모다. S&P500 지수는 미국 전체 시가총액 약 80%에 해당하는 대형주들을 포함하고 있어 미국 경제 전반적인 상황을 반영한다. 이 슬롯사이트의 1년 수익률은 32.96%다.

2월 둘째 주 기준 퇴직연금 계좌 내 해외주식형 슬롯사이트 가운데 총운용액 (AUM) 규모 순위 또한 1위는 TIGER 미국S&P500으로,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미국 주식형 슬롯사이트였다. 그중 미국 3대 지수를 추종하는 슬롯사이트 외엔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가 9위, TIGER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이 10위를 차지하며 미국 산업의 주축이 된 빅테크 기업에 대한 선호도를 볼 수 있었다.

▶퇴직연금 수익률서 빛 본 ‘테슬라’…서학개미, 美 기술주에 웃었다=그렇다면 어떤 슬롯사이트에 투자한 개미들이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을까.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둘째 주 기준 DC(확정기여형)·IRP(개인형퇴직연금)·ISA 계좌에서 잔고 상위 20개 슬롯사이트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수익률 1위는 DC와 IRP 모두 ‘ACE 테슬라밸류체인액티브’가 차지했다. ISA 수익률 1위는 ‘ACE 미국빅테크TOP7 Plus’였으며 ‘TIGER 미국테크TOP10 INXX’는 3가지 계좌에서 일제히 3위를 차지했다.

이들의 공통 키워드는 슬롯사이트·글로벌·빅테크·인공지능(AI)이다. 테슬라를 비롯해 작년 한 해 슬롯사이트 증시 상승을 견인한 슬롯사이트 대형 기술주의 성과가 두드러졌음을 방증하는 결과다. 특히 테슬라는 작년 한 해 뉴욕증시에서 73.72%의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자율주행 시장의 변화에 대비해 해당 슬롯사이트는 지난 1월 리밸런싱을 진행했다. 테슬라의 핵심 비즈니스가 배터리, 자동차 등 하드웨어 중심에서 자율주행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할 것을 예측해 운용 전략에 활용한 것이다.

또 다른 국내 한 주요 증권사의 퇴직연금 내 해외 슬롯사이트 중 수익률 1위는 S&P500 지수를 비교지수로 하는 ‘에셋플러스글로벌플랫폼액티브’다. 해당 슬롯사이트의 연평균 수익률은 90%에 달하며, 이 역시 테슬라를 20%의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다. 이어 2위는 ‘삼성KODEX미국서학개미’, 3위는 ‘미래에셋TIGER차이나항셍테크’가 차지했다.

▶미국 다음은 ‘중국’···中 슬롯사이트, 수익률과 순자산총액 모두 잡았다=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계좌(DC·IRP)를 통한 슬롯사이트 투자금 중 55.1%가 해외주식형 상품에 투자됐다. 지난 2023년 말 49.6%였던 해외주식형 슬롯사이트 비중은 1년 만에 55.1%로 확대된 추세다. 그중 미국 다음으로 주목받는 해외 슬롯사이트는 바로 ‘중국’이다.

한 증권사에 따르면 퇴직연금에서 매매 가능한 해외 슬롯사이트 중 순자산 총액 상위 10위 안에 미국 주식형을 제외한 슬롯사이트는 단 하나, 바로 중국 전기차 관련 종목에 투자하는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다.

해당 슬롯사이트는 퇴직연금 계좌에서의 수익률도 높다. 21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월 둘째 주 기준 DC·IRP·ISA 계좌에서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가 연평균 수익률 4위를 차지했다. 중국은 올해 딥시크를 필두로 본격적인 AI 시장 개척에 나서며 기술주가 더 주목받아 올해 성장률이 기대되는 국가로 꼽힌다.

이처럼 국내 투자자들은 연금계좌에서 미국 대표지수 슬롯사이트를 비롯한 해외 주식형 슬롯사이트를 적립식으로 모아가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난 1월 외국납부세액 공제 방식 개편은 퇴직연금·개인연금 투자자들이 외국과 국내에 이중으로 세금을 납부하는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시장을 크게 흔들었다. 이에 기획재정부와 금융투자업계는 논란 해소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실현 가능한 안을 만들어 오는 7월 세법 개정안에 이를 반영해 내년에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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