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바카라 2명 4차례 불법촬영 혐의
1심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황의조 “축구 팬들한테 정말 죄송하게 생각”
인터넷 바카라 측 “흉측한 판결…항소할 것”
![불법 촬영 인터넷 바카라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가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5/02/14/rcv.YNA.20250214.PYH2025021413170001300_P1.jpg)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불법촬영 인터넷 바카라로 재판에 넘겨진 축구선수 황의조(32)씨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불법촬영을 한 인터넷 바카라 자체는 인정됐지만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이 참작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14일 성폭력처벌법상 불법촬영 인터넷 바카라를 받은 황씨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동시에 20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교육을 명령했다.
1심 재판부는 “총 4회에 걸쳐 휴대전화로 성관계를 동영상으로 촬영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인터넷 바카라도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으며 피고인을 용서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황씨)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다”며 “비록 제3자에 의해 범행이 유포돼 인터넷 바카라가 더 큰 정신적 충격을 겪었을 테지만 피고인도 이 범행의 인터넷 바카라로 볼 수 있다”고 선처한 이유를 밝혔다.
선고 직후 황씨는 취재진 앞에서 ‘인터넷 바카라한테 할 말 없냐’는 질문에 “죄송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팬들한테 할 말 없냐’는 질문에 “죄송하다. 개인적으로 축구 팬들한테 많이 사죄드리고 있고 정말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선고 결과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라고만 답했다.
황씨는 2022년 6월~9월 4차례에 걸쳐 인터넷 바카라 2명에 대해 동의 없이 성관계하는 영상 등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성폭력처벌법에 따르면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의사에 반해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형량으로 처벌된다.
이 사건은 지난 2023년 6월 황씨의 형수가 자신이 황씨의 전 연인이라 거짓 주장하며 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글과 사진, 영상을 공유하며 알려졌다.
당시 황씨는 자신의 형수를 협박 등 인터넷 바카라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의 형수는 사생활을 유포한 인터넷 바카라로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확정받았다. 현재 복역 중이다.
앞서 검찰은 재판부에 징역 4년을 선고해달라며 “인터넷 바카라의 상처와 수치심이 극심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영상이) 유포돼 인터넷 바카라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며 “(황씨가) 진심으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반성을 하는 건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최후 진술에서 황씨는 “제 잘못으로 인터넷 바카라를 입은 분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 드린다”며 “저를 아껴주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에게도 잘못된 처신으로 인해 실망을 끼쳐드려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어떤 잘못도 하지 않고, 축구선수로 최선의 노력을 하며 살아가겠다”며 “이번에 한해 최대한 선처해주시기를 간절히 청한다”고 호소했다.
황씨는 지난해 11월엔 인터넷 바카라 중 1명에게 2억원을 공탁했다. 공탁이란 인터넷 바카라가 합의를 거부할 때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재판부에 합의금을 맡기는 절차다. 하지만 인터넷 바카라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는데도 의사와 무관하게 양형에 유리한 사유로 반영되는 점 등이 논란이 됐다.
1심 선고 결과에 대해 인터넷 바카라 측에선 강하게 반발했다.
인터넷 바카라를 대리하고 있는 이은의 변호사는 선고 직후 “오늘 1심 재판부는 불법촬영 범죄자에게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며 “(그동안) 재판부는 황씨의 명예가 훼손될까봐 걱정하며 인터넷 바카라의 발언권을 박탈했고 인터넷 바카라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법원에 나와 직접 하라며 입을 틀어막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집행유예는 피고인보다 인터넷 바카라에게 더 잔혹한 법원에서 일어난 예견된 참사였다”며 “1심 판결은 흉측하다. 항소심(2심)에서 다툴 것”이라고 강조했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