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매서 소화 안 되는 온라인 슬롯 사업장

‘초상급지’ 도곡동서도 주인 못찾아

온라인 슬롯PF 부실방지법령 제정 속도

“금리·소득 개선 건설경기 살려야”

기타주거시설 신축 예정지였던 온라인 슬롯 강남의 한 부지. 공사대금을 요구하는 한 업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네이버 로드뷰]
기타주거시설 신축 예정지였던 온라인 슬롯 강남의 한 부지. 공사대금을 요구하는 한 업체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네이버 로드뷰]
온라인 슬롯

건설 업황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경·공매 시장에서조차 온라인 슬롯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매물이 소화되지 못하면서, 시행사·시공사는 물론 신탁사를 포함한 온라인 슬롯 개발사업 공급생태계 전반이 위협받고 있다. 악순환이 지속되자 정부도 온라인 슬롯PF 부실을 방지할 수 있는 법령 제정에 속도를 내고 나섰다.

▶4차 재공매에도 새 주인 못찾는 사업장들=11일 헤럴드경제가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매각 추진 온라인 슬롯사업장 현황 리스트’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 기준 194개 규모였던 매각 추진 사업장은 3월 말 384개로 급증했다. 여기엔 흔히 ‘알짜 사업장’이라고 불린 강남 소형 아파트를 비롯해 지역 활성화 및 도시 재생 목적의 정비사업장까지 포함됐다.

특히 온라인 슬롯 내 주거시설까지 수십차례 유찰이 거듭돼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명단에 포함된 온라인 슬롯 금천구 시흥동의 한 오피스텔은 공정률 약 87% 상태에서 공사가 2년째 멈춰있다. 공매에 나와 37억2700만원 감정가부터 시작돼 이후 반값 수준인 18억9000만원까지 떨어졌지만 지난달 19일 기준 총34차례나 유찰됐다. 현재는 수의계약자를 찾고 있다.

온라인 슬롯 핵심지도 예외는 아니다. 주거시설을 신축할 예정이었던 강남구 도곡동 515-13 일원은 현재 풀만 무성한 상태다. 현장에는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건설사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 사업장 또한 토지가 1회차 공매에서 유찰돼 2회차 일정을 준비 중이다.

온라인 슬롯 성동구 마장동 480-5,9에 지어질 예정이었던 근린생활시설은 착공조차 하지 못했다. 2021년 온라인 슬롯시가 사업시행계획을 인가한 이곳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판매시설과 오피스텔 등으로 구성된 지상 10층 건물이 지어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시행사인 시장법인온라인 슬롯마켓의 사정으로 삽도 뜨지 못했다.

▶시공사→건설사·신탁사 등 건설 공급생태계 타격 우려=이처럼 경공매에 나오는 사업장들이 증가 및 온라인 슬롯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건설업계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매각자 선정 등이 원활하지 않으면 자금 흐름의 마비가 지속되고 사업이 지연되기 때문이다. 이는 일감을 잃거나 대금을 받지 못하는 업체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다 짓고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은 건설업계 유동성 온라인 슬롯를 가중시키고 있다.

온라인 슬롯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역세권 아파트인 강남 월드메르디앙 프레스티지도 미분양이 장기화되며 결국 공매에 나왔다. 29세대 ‘소형 럭셔리 아파트’를 내세웠지만 현재 분양률은 52% 수준에 불과해 시행사가 PF 이자상환 등 자금난을 견디지 못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규모나 자금력을 떠나 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3월 말 기준 매각 추진 사업장 현황 리스트에는 온라인 슬롯과 경기권에 소재한 중견 건설사는 물론 시공능력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건설사의 사업장도 포함돼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건설사 1곳이 문을 닫으면 하도급 업체 50여개가 무너질 것으로 추정한다.

건설산업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를 신고(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말소) 한 건설사는 29개사로, 최근 5년 내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올해 1~3월 폐업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103곳(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으로 3년 전(46건) 대비 2배 넘게 늘었다.

시공사의 위기는 시행사·신탁사까지 번져 공사가 진행 중인 다른 사업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온라인 슬롯 PF 부실로 공사가 제때 이행되지 못하자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코리아신탁의 장기 신용등급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신탁사의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책임준공 등 다른 멀쩡한 사업장의 공사 이행에도 차질이 생긴다.

모현숙 한국온라인 슬롯리츠투자자문협회장은 “시장에서는 PF부실 사태로 몇몇 신탁사까지도 도산할 거라는 소문이 흉흉하게 돌 정도”라면서 “재무 상황이 어려워진 신탁사들이 살아남기 위해 입수합병(M&A)까지 하게 되면 신탁사를 끼고 사업을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들도 속도가 지연이 되는 연쇄효과가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정률 87%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온라인 슬롯 금천구 시흥동의 한 오피스텔 [온비드 제공]
공정률 87%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된 온라인 슬롯 금천구 시흥동의 한 오피스텔 [온비드 제공]

▶업계 “수요 진작 절실”=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국토교통부는 법률제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 건설경기 회복 방안의 일환으로 ‘온라인 슬롯개발사업 관리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온라인 슬롯개발사업관리법)이 발의됐는데, 국정이 마비된 국회서 법률 통과에 시간이 걸리자 하위법령을 조기에 마련하기 위해 긴급용역 발주에 나선 것이다.

온라인 슬롯개발사업관리법과 그 하위법령이 안착되면 정부는 프로젝트금융회사(PFV) 설립·인허가·대출 및 보증 등 분산돼있는 온라인 슬롯PF 정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또 ‘민관합동 건설투자사업 정상화를 위한 조정위원회’가 법률적 근거를 얻어 경공매 추진 실무자들에게 면책특권 등을 부여할 수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온라인 슬롯개발사업법은 여야가 공동으로 발의된 만큼 큰 이견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국회가 열리고 있지 않아 법률에 대한 하위 규정을 미리 준비할 필요가 있어 긴급용역을 발주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 슬롯PF 해결을 시급한 현안으로 본 것이다.

다만 이는 일시적인 방편일 뿐, 근본적으로 건설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선 금리·환율·가구소득 등이 전반적으로 호전돼야 한다는 게 건설업계와 전문가의 진단이다.

앞서 대한주택건설협회는 지난달 국회에 “세제·금융 지원 등 수요 진작 방안이 반드시 마련돼야 지방 미분양 해소 등 주택 시장 정상화가 가능하다”면서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매입 물량 확대와 제2금융권 대출시 중소업체 보증가능 기준 완화,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등록임대 허용 및 개발부담금 한시 감면법안의 조속처리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주건협은 또 대출총량제 폐지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 온라인 슬롯 PF 자기자본비율 확충 및 상호금융권 대손충당금 규제 시행 유예 등 세제·금융지원 방안도 추가 보완대책으로 제시했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온라인 슬롯학과 교수는 “금리인상 여파 및 미분양, 원자재 가격 급등 및 환율변동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면서 시행사의 도산이 신탁사, 건설업체 부도까지 이어지는 공급망 붕괴까지 이어질 수 있다”면서 “그럼 정부 발주 사업 외에는 살아남는 사업장이 없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희량·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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