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사이트 보스 지원센터에서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 만나보니

재취업 어려움 호소· “번아웃이 고립 은둔으로”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 2년 새 2배

‘쉬었음’인구 50만명 넘어··대인관계 단절로 이어져

국회에선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 지원법’ 본회의 통과

지난 19일 서울 은평구의 고립·은둔 청년 활동공간인 ‘두더집’에서 만난 권기현씨. 김도윤 기자.
지난 19일 서울 은평구의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 활동공간인 ‘두더집’에서 만난 권기현씨. 김도윤 기자.

[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방슬롯사이트 보스 닫는 건 쉬웠는데, 다시 여는 데 몇 년이 걸릴 줄은 몰랐어요.”

권기현(가명·37) 씨는 처음엔 단지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자발적으로 회사를 그만뒀다. 잠시만 쉴 생각이었다. 하지만 퇴사 후 외출은 점점 줄고 사람과 마주하는 일은 피하게 됐다.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빨리 뛰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상상조차 힘겨웠다.

권씨는 울산의 중소 IT업체에서 5년간 일했다.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맡은 일은 묵묵히 해냈다. 조용히 맡은 일을 처리하는 편이었고 갈등을 만들고 싶지 않아 웬만한 불편은 참고 넘겼다.

더 괜찮은 보수를 찾고자 서울로 올라왔다. 그렇게 찾은 첫 직장은 마트 판매관리시점 시스템(POS)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곳이었다. 출근 첫날부터 업무가 주어졌지만 체계적인 설명은 없었다. 업무는 낯설고 질문할 사람도 마땅치 않았다. 회의에 참석해도 무슨 말이 오가는지 따라가기가 버거웠다.

두 번째 회사는 외국인 고객을 응대하는 부서였다. 이력서엔 IT 회사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주어진 실제 업무는 전혀 예상 밖이었다. 처음엔 매뉴얼을 익히며 적응하려 했지만 자신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말수가 줄었다. 또 퇴사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참고 버텼지만 결국 번아웃으로 이어졌다.

“이미 한 번 퇴사한 경험이 있어서 이번엔 버텨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불안 증세가 심해져서 더는 견딜 수 없었어요.”

그 뒤로 권씨는 3년 넘게 무직 상태로 지냈다. 무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가족과의 거리도 멀어졌다. 외출은 생필품을 살 때뿐이었고 방 안에만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도움을 요청할 수도 상태를 설명할 수도 없었다. 하루 대부분은 정리에 쏟았다. 방금 정리했던 곳도 쓸고 닦고 정리했다. 어지러운 걸 견디지 못해 무언가를 계속 정리했지만 마음은 나아지지 않았다.

권씨는 작년 말 어머니의 권유로 은둔슬롯사이트 보스 지원센터에 처음 발을 들였다. 그는 현재 무기력한 은둔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권씨와 같은 ‘은둔 슬롯사이트 보스’들의 재기를 돕고자 조직된 단체가 사단법인 씨즈다. 이 단체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까지 3596명의 은둔 슬롯사이트 보스을 상담했다. 씨즈가 운영하는 ‘두더집’에서는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을 위한 상담치료, ‘집밥 모임’과 같은 일상 회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5년간 은둔생활을 한 김수영(가명·30) 씨는 집 안에서는 가족의 폭언에 시달렸고 집 밖에서는 인간관계를 맺을 자신을 잃었다고 했다.

“슬롯사이트 보스님은 ‘멀쩡한 애가 왜 일을 안 하냐’고 하셨어요. 저는 속이 썩어간다고 느꼈는데 겉만 보고 판단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계약직 웹디자이너로 일하던 그는 금전 문제와 과중한 업무로 퇴사했고 이후 자신감이 급격히 무너졌다고 했다. 김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사회에 대한 피해의식이 생겨서 ‘다른 사람들도 나를 이렇게 볼 거야’ ‘어디 가도 똑같은 대우를 받을 거야’라는 생각 때문에 밖에 나갈 수가 없었다”고 했다.

센터는 김씨에게 가벼운 산책이나 아침에 커튼을 여는 일처럼 일상의 작은 행동부터 시작해 사회와 다시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왔다. 김씨는 “지금도 고립에서 완전히 벗어난 건 아니지만 벗어나기 위해 계속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청년기지개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고립 은둔 청년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 [서울청년기지개센터 제공]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울슬롯사이트 보스기지개센터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고립 은둔 슬롯사이트 보스들이 참여하고 있는 모습. [서울슬롯사이트 보스기지개센터 제공]

권씨나 김씨처럼 고립·은둔 상태의 슬롯사이트 보스들이 소수라고 여기면 오산이다. 이런 상태의 슬롯사이트 보스은 최근 2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무조정실이 작성한 ‘2024 슬롯사이트 보스의 삶 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 비율은 지난해 5.2%로 2년 전(2.4%)보다 두 배 넘게 늘었다. 조사에는 전국 17개 시도의 19~34세 슬롯사이트 보스 약 1만5000가구가 참여했다. 은둔하는 주요 배경으로는 취업 실패(32.8%), 인간관계 어려움(11.1%), 학업 중단(9.7%) 등이 꼽혔다.

‘쉬었음’ 상태인 슬롯사이트 보스층의 증가도 고립·은둔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15~29세 ‘쉬었음’ 슬롯사이트 보스 인구는 50만 4000명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 50만 명을 넘었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향후 고립 상태로 빠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고학력 슬롯사이트 보스이 늘었지만 정작 진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하다”며 “노동시장 미스매치가 반복된 실패와 좌절로 이어지고 결국 일부 슬롯사이트 보스들은 사회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고 말했다.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이 늘어나면 사회,경제적 손실도 크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슬롯사이트 보스이 한창 노동시장에서 역할을 해야 할 시기에 고립·은둔에 빠질 경우 가족의 돌봄 부담은 물론 국가 복지 비용 증가와 사회 불안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슬롯사이트 보스들이 새롭게 진입할 수 있는 신산업 육성과 규제 완화를 통해 도전할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창욱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부원장은 “슬롯사이트 보스 한 명 한 명이 국가적으로 중요한 자산인 만큼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들을 조기에 발견해 자립할 수 있는 성인으로 이끄는 장기적·종합적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립 기간이 길수록 사회 복귀는 더 어려워지고 방치할 경우 재고립 확률이 40% 이상으로 높아진다”며“복지부·여가부·국무조정실로 나뉜 주무 부처 체계를 통합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 국회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 2월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인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 등 위기 슬롯사이트 보스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아동·슬롯사이트 보스의 사회적 고립을 막기 위해 고립·은둔 슬롯사이트 보스을 법적으로 정의하고 전국에 ‘슬롯사이트 보스미래센터’를 설치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도록 했다. 이 법안은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kimdoyoon@heraldcorp.com